예전에는 열 시간을 내리 자도 개운했는데, 요즘은 일곱 시간도 채 못 채우고 눈이 떠집니다. 화장실도 아니고 갈증도 아닌데 시계를 보면 늘 새벽 2~4시. 처음엔 그냥 예민해진 탓이려니 했는데, 알고 보니 제 몸 안에서 꽤 구체적인 이유가 작동하고 있었습니다.자율신경과 코티솔 — 몸이 스스로 깨어나는 이유저도 처음엔 단순히 잠버릇이 바뀐 줄 알았는데 새벽 각성이 이어지면서 자율신경계(Autonomic Nervous System)라는 단어가 계속 눈에 들어왔습니다. 자율신경계란 심장 박동·호흡·체온처럼 우리가 의식하지 않아도 몸을 자동으로 조절하는 시스템입니다. 이 시스템이 무너지면 수면장애, 만성피로, 두근거림, 소화불량 같은 증상이 줄줄이 따라온다고 하죠.문제는 자율신경계 중에서도 교감신경(Sympat..
저는 해마가 단순히 '기억 저장소'라고만 알고 있었는데 뇌인지과학 강의를 접하고 나서야 해마가 과거를 붙잡는 곳이 아니라 미래를 대비하는 곳이라는 사실을 처음 알게 됐습니다. 치매가 걱정되기 시작한 건 비단 부모님 세대 이야기만이 아닙니다. 주변에서 비교적 젊은 나이에 뇌혈관 문제로 쓰러졌다는 소식을 들으면서, 저도 이게 남 일이 아니겠다 싶었거든요. 해마를 어떻게 쓰느냐가 곧 뇌 건강의 핵심이라는 걸, 이제야 제대로 들여다보게 됐습니다.원샷러닝, 인공지능이 아직 못 따라 하는 것뇌인지과학에서 해마를 설명할 때 빠지지 않는 개념이 바로 원샷러닝(one-shot learning)입니다. 여기서 원샷러닝이란, 단 한 번 경험한 일도 즉시 기억으로 저장하는 능력을 가리킵니다. 어제 저녁에 뭘 먹었는지 한 번만..
뇌경색의 80%가 다리에서 시작된다는 말을 저도 한동안 그렇게 믿었습니다. 그런데 신경과 전문의의 설명을 찾아보고 나서야 그게 꽤 심하게 왜곡된 정보라는 걸 알았습니다. 다리가 저리다는 이유만으로 밤에 이불 속에서 다리를 만져봤던 경험, 저도 있거든요. 정작 봐야 할 곳은 저림이 아니라 걸음이었습니다.전조증상이라는 말, 사실은 이미 막힌 겁니다인터넷에 떠도는 뇌경색 전조증상 목록을 보면 대개 일곱 가지, 다섯 가지 식으로 나열되어 있습니다. 다리 저림, 자다가 쥐가 나는 것도 그 안에 들어 있죠. 그런데 이 목록은 서로 다른 세 종류의 증상을 한자리에 섞어 놓은 겁니다. 제가 처음 이 사실을 접했을 때 솔직히 꽤 당황스러웠던게 그동안 다리 저림이 생길 때마다 괜히 불안했던 게 기억났거든요.여기서 짚고 넘..
어떤 50대 환자의 뇌 MRI가 80대처럼 쪼그라들어 있다는 이야기를 처음 접했을 때, 저는 잠시 멈칫했습니다. 나이를 불문하고 주변에서 갑자기 쓰러졌다는 소식이 들려오는 요즘, 뇌 건강은 더 이상 어르신들만의 이야기가 아니라는 걸 다시금 실감했습니다. 생활습관이 뇌에 고스란히 기록된다는 사실, 그리고 운동이 근육이 아닌 뇌를 지키는 행위라는 관점은 저에게 꽤 긴 여운을 남겼습니다.생활습관이 뇌에 남기는 흔적피곤함이 며칠씩 가거나 머리가 무겁게 느껴지는 날이면, 저는 습관적으로 지난 일주일을 되돌아봅니다. 야식을 먹었는지, 잠을 제대로 잤는지, 얼마나 앉아만 있었는지. 처음에는 그냥 컨디션 문제겠거니 했는데, 이런 생활 패턴이 실제로 뇌 구조에 흔적을 남긴다는 이야기를 접하고 나서는 그 자기 점검이 조금..
내년 상반기부터 MRI·CT 영상을 스마트폰 QR코드로 다른 병원에 바로 전송할 수 있게 됩니다. 뉴스를 처음 봤을 때 저는 솔직히 "또 무슨 제도가 생기는 건가" 싶었는데, 찬찬히 살펴보니 이건 꽤 오래 묵은 불편을 건드리는 변화였습니다.MRI·CT 중복검사, 왜 이렇게 오래 방치됐을까병원을 옮길 때마다 CD를 발급받아 챙겨 다니던 일, 저도 겪어봤습니다. 분명히 지난달에 찍은 영상이 있는데 새 병원 접수창구에서 "저희 장비로 다시 찍어야 합니다"라는 말을 들으면 머릿속이 복잡해집니다. 비용도 비용이지만, '내 몸에 또 방사선이 쬐이는구나' 싶어서 찜찜하기도 하죠.이 문제를 두고 "의료진 판단에 따른 필요한 재촬영"이라고 보는 시각도 있는데, 저는 그 말이 절반만 맞는다고 생각합니다. 실제로는 병원 시..
유튜브를 켜면 비만치료제 이야기가 넘쳐납니다. 삭센다, 위고비, 마운자로로 이어지는 GLP-1 계열 약물의 발전 속도가 워낙 빠르다 보니, 저도 뉴스와 논문을 찾아보다가 세대별 흐름을 한번 정리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지금 나와 있는 약은 어디까지 왔고, 앞으로 나올 레타트루타이드·아미크레틴은 무엇이 다른지, 제가 아는 선에서 솔직하게 풀어보겠습니다.식욕 조절제에서 GLP-1까지, 비만약의 세대 교체예전에는 살을 빼려면 식욕 조절제를 처방받는 것 외에 별다른 선택지가 없었습니다. 약을 끊는 순간 식습관이 그대로 돌아오니 요요가 오는 건 시간문제였고, 드라마틱한 감량을 기대하기도 어려웠습니다. 저도 그 시절 비만 관련 자료를 찾아보다가 '이게 전부인가' 싶었던 기억이 납니다.분위기가 바뀐 건 GLP-..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