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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를 켜면 비만치료제 이야기가 넘쳐납니다. 삭센다, 위고비, 마운자로로 이어지는 GLP-1 계열 약물의 발전 속도가 워낙 빠르다 보니, 저도 뉴스와 논문을 찾아보다가 세대별 흐름을 한번 정리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지금 나와 있는 약은 어디까지 왔고, 앞으로 나올 레타트루타이드·아미크레틴은 무엇이 다른지, 제가 아는 선에서 솔직하게 풀어보겠습니다.
식욕 조절제에서 GLP-1까지, 비만약의 세대 교체
예전에는 살을 빼려면 식욕 조절제를 처방받는 것 외에 별다른 선택지가 없었습니다. 약을 끊는 순간 식습관이 그대로 돌아오니 요요가 오는 건 시간문제였고, 드라마틱한 감량을 기대하기도 어려웠습니다. 저도 그 시절 비만 관련 자료를 찾아보다가 '이게 전부인가' 싶었던 기억이 납니다.
분위기가 바뀐 건 GLP-1(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 계열이 등장하면서입니다. GLP-1이란 음식을 먹은 뒤 소장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으로, 인슐린 분비를 촉진하고 식욕을 억제하는 역할을 합니다. 이 호르몬을 모방한 약물이 바로 1세대 삭센다(리라글루타이드)입니다. 2018년 국내에 출시됐을 때만 해도 주사를 맞으며 살을 빼야 한다는 사실에 거부감을 느끼는 분들이 많았습니다.
1세대의 가장 큰 약점은 매일 맞아야 약물 농도가 유지된다는 점이었습니다. 하루라도 빠뜨리면 효과가 흔들렸고, 꾸준히 지속하지 못한 분들에게 요요가 찾아왔습니다. 이 한계를 넘어서 나온 게 2세대 세마글루타이드, 즉 위고비입니다. 일주일에 한 번만 맞아도 농도가 유지되고, 평균 체중 감량률이 약 15%까지 확인됐습니다. 심혈관 질환 예방 효과까지 보고되면서 학계에서도 크게 주목했습니다. (출처: The 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
다만 위고비가 모두에게 순탄한 약은 아니었습니다. 메스꺼움·구토·설사 같은 위장관 부작용이 적지 않았고, 일주일 내내 약물 농도가 유지되다 보니 만성피로나 우울감을 호소하며 중단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부작용 때문에 중단하면 결국 요요로 이어졌고, 효과보다 힘듦이 먼저였던 분들도 상당했습니다.
마운자로가 바꾼 기준, GLP-1+GIP 이중 작용의 차이
3세대 마운자로(티르제파타이드)를 처음 접했을 때, 저는 솔직히 '위고비랑 얼마나 다르겠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관련 임상 결과를 들여다보고 실제 처방 경험담들을 모아보니 생각이 달라졌습니다.
마운자로는 GLP-1에 GIP(포도당 의존성 인슐린 분비 촉진 폴리펩타이드)를 결합한 이중 작용제입니다. GIP란 공복 상태에서 체지방을 분해하도록 돕는 호르몬으로, 단독으로도 대사에 관여하지만 GLP-1과 함께 작용할 때 위장 불편감을 낮추는 시너지가 나타난다는 점이 핵심입니다. 이 두 가지가 결합되면서 체중 감량률이 20% 이상으로 뛰어올랐고, 단순 비만약을 넘어 '대사 치료제'라는 표현까지 등장하게 됐습니다.
위고비를 쓸 때 부작용이 힘들어서 중단했다는 이야기는 제 주변에서도 들은 적이 있습니다. 반면 마운자로 사용자 중에서는 "평생 맞으면 안 되냐"는 반응이 나올 만큼 체감 부작용이 훨씬 덜하다는 평가가 많습니다. 물론 GLP-1 계열 특성상 위장관 이상 반응이 아예 없는 건 아니지만, 주사를 포기할 만큼 힘든 경우는 크게 줄었다는 것이 현장의 공통된 목소리입니다.
현 시점 임상에서 가장 효과적인 비만치료제로 마운자로를 꼽는 것은 무리가 없어 보입니다. 다만 20%대 감량도 어디까지나 건강한 식단과 운동이 기본으로 깔린 임상 세팅에서 나온 수치입니다. 약이 좋아졌다는 사실과, 약만으로 모든 게 해결된다는 얘기는 엄연히 다릅니다.
- 삭센다(리라글루타이드): GLP-1 단독, 매일 주사, 감량률 약 7~8%
- 위고비(세마글루타이드): GLP-1 단독, 주 1회 주사, 감량률 약 15%
- 마운자로(티르제파타이드): GLP-1+GIP 이중, 주 1회 주사, 감량률 20% 이상
논문을 찾아보다가 가장 눈이 멈춘 이름이 레타트루타이드였습니다. GLP-1, GIP에 글루카곤(glucagon)까지 세 가지를 한 번에 자극하는 트리플 아고니스트입니다. 트리플 아고니스트란 세 가지 수용체를 동시에 활성화하는 약물로, 쉽게 말해 대사 조절 스위치 세 개를 한꺼번에 누르는 방식입니다.
글루카곤이 왜 중요하냐 하면, 인슐린과 반대 방향에서 작용하기 때문입니다. 인슐린이 과도하게 분비되면 체지방이 쌓이기 쉬운데, 글루카곤이 그 흐름을 억제해 같은 양을 먹어도 지방 축적이 덜 일어나게 만듭니다. 이 기전 덕분에 임상 2상에서 체중 감량률이 24~30%에 달한다는 결과가 보고됐습니다(출처: The 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 100kg인 사람이 30kg를 뺄 수 있다는 얘기인데, 저도 처음 읽었을 때 '이게 맞나' 싶을 정도였습니다.
다만 이 수치를 그대로 믿기엔 아직 이릅니다. 24~30%는 엄격히 통제된 임상 환경에서 나온 피크값이고, 실제 진료실에서 같은 결과가 재현된다는 보장은 없습니다. 임상 3상 결과가 더 쌓여야 하고, 장기 안전성 데이터도 아직 부족합니다. 근손실 문제나 예상치 못한 부작용도 확인이 필요합니다. 국내 출시는 빨라도 2028년 전후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제가 레타트루타이드를 주목하는 이유는 수치 때문만이 아닙니다. 기전 자체가 이전 세대와 근본적으로 다릅니다. 인슐린 저항성과 체지방 대사를 동시에 건드리는 구조는 비만을 단순한 과체중 문제가 아닌 대사 질환으로 접근하는 방향과 맞닿아 있습니다.
아미크레틴과 오포글리프론, 주사 없는 미래는 가능할까
약의 효과가 아무리 좋아도 매주 주사를 맞아야 한다는 점은 분명한 장벽입니다. 저도 주사에 거부감이 없는 편이 아니라, 먹는 약으로 같은 효과를 낼 수 있다면 그게 훨씬 현실적이겠다 싶었습니다. 그 방향으로 개발 중인 것이 오포글리프론(orforglipron)입니다. GLP-1 수용체를 자극하되 경구로 복용 가능하게 만든 약물로, 기존 세마글루타이드의 먹는 버전(리벨서스)보다 흡수율이 높다는 점이 차별점입니다.
아밀린(amylin)을 결합한 계열도 주목할 만합니다. 아밀린이란 췌장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으로, 위 배출 속도를 늦추고 포만감을 강하게 유지시켜 식욕 자체를 억누르는 역할을 합니다. 카그리세마는 세마글루타이드에 아밀린 유사체를 결합한 약물이고, 아미크레틴은 GLP-1과 아밀린을 하나의 분자로 합쳐 흡수 효율을 높인 형태입니다. 두 분자를 따로 넣어야 했던 카그리세마의 한계를 단일 분자로 극복했다는 점에서, 임상 결과에 따라 최종 승자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봅니다.
그렇다고 섣불리 기대를 키우면 실망도 큽니다. 이 약들은 대부분 아직 임상 시험 단계에 있고, 출시까지는 2030년을 넘길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 사이에 예상치 못한 부작용이 발견되거나 임상이 중단되는 경우도 과거에 없지 않았습니다. 약의 발전 방향을 아는 것과, 그 약이 반드시 시장에 나온다고 믿는 것은 다른 얘기입니다.
한편으로 저는 이 모든 약물의 발전을 보면서 한 가지 불편한 생각도 듭니다. 초고도비만으로 정말 고통받는 분들에게는 이 약들이 절실한 희망일 수 있습니다. 그 마음을 함부로 판단할 수 없습니다. 다만 약이 좋아질수록 식습관 교정이나 움직임 같은 기본기가 뒤로 밀리는 분위기는 조금 걱정됩니다. 약은 어디까지나 도구이고, 방향은 스스로 잡아야 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마운자로랑 위고비 중에 뭐가 더 낫나요?
A. 감량률과 부작용 빈도 모두 마운자로가 앞선다는 임상 결과가 현재까지는 더 많습니다. 위고비에서 위장관 부작용이 심해 중단했던 분들이 마운자로로 전환해 잘 유지했다는 사례도 적지 않습니다. 다만 개인 체질과 건강 상태에 따라 반응이 다르므로, 반드시 의사와 상담 후 선택해야 합니다.
Q. 레타트루타이드 국내 출시는 언제쯤 되나요?
A. 현재 임상 3상이 진행 중이며, 국내 허가·출시까지는 빨라도 2028년 전후가 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임상 일정과 규제 심사에 따라 더 늦어질 수도 있어, 공식 발표를 주기적으로 확인하는 것이 가장 정확합니다.
Q. 비만치료제 주사 말고 먹는 약은 없나요?
A. 오포글리프론이라는 경구용 GLP-1 약물이 현재 임상 시험 중입니다. 기존 먹는 세마글루타이드(리벨서스)보다 흡수율이 개선됐다는 점이 주목받고 있으며, 효과가 입증될 경우 비만치료제 시장의 접근성을 크게 바꿀 수 있습니다. 아직 허가 전 단계이므로 실제 처방까지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Q. 비만치료제 끊으면 요요 오지 않나요?
A. 약을 중단하면 식욕 억제 효과가 사라지면서 체중이 돌아오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는 1세대부터 현재 세대까지 공통적으로 보고되는 한계입니다. 약물 사용 기간 동안 식습관을 실질적으로 바꾸지 않으면 중단 후 요요 가능성이 높아지므로, 약은 식단·운동 개선과 함께 병행하는 것이 권고됩니다.
삭센다에서 위고비, 마운자로로 이어지는 흐름을 보면서 비만 치료가 확실히 새로운 단계에 진입했다는 건 부정하기 어렵습니다. 레타트루타이드, 아미크레틴, 오포글리프론까지 개발이 이어진다면 2030년 이후의 비만 치료는 지금과 상당히 달라질 겁니다. 그 흐름 자체는 저도 긍정적으로 봅니다.
다만 저는 이 모든 약물 정보를 접하면서 느낀게 약이 좋아지는 속도만큼 '약 없이 할 수 있는 것'의 가치가 사라지는 건 아니어야 한다는 점입니다. 저도 배가 나오고 체력이 예전 같지 않다는 걸 느끼면서, 걷는 습관을 조금씩 되살리고 식사 속도를 늦추는 작은 시도를 하고 있습니다. 약의 발전을 공부하는 것과 지금 내 몸에 할 수 있는 것을 하는 것 둘 다 포기하지 않아야 하겠다는 것입니다. 어떤 약이 나오든 처방과 사용은 반드시 의사와 함께 판단해야 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