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출시 1년 만에 처방 건수가 27배 폭증했습니다. 처음 이 수치를 접했을 때 솔직히 반신반의했습니다. 수십 년간 치매 치료제 개발이 번번이 실패로 돌아갔다는 이야기를 워낙 많이 들어온 터라, "이번에도 과장 아닐까" 하는 생각이 앞섰습니다. 그런데 직접 자료를 파고들수록 이건 단순한 붐이 아니라 진짜 패러다임 전환의 시작점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만 무엇에든 기대와 현실 사이에는 간극이 있게 마련이고, 르켐비(레카네맙)도 예외는 아니었습니다.기존 치매 약과 무엇이 다른가 — 치료 기전일반적으로 치매 약이라 하면 기억력 감퇴를 늦추거나 일시적으로 완화하는 약을 떠올리게 됩니다. 실제로 지난 20년간 임상 현장에서 쓰여 온 약들이 바로 그 역할에 머물렀습니다. 병이 계속 진행되는 속도 자체..
저는 해마가 단순히 '기억 저장소'라고만 알고 있었는데 뇌인지과학 강의를 접하고 나서야 해마가 과거를 붙잡는 곳이 아니라 미래를 대비하는 곳이라는 사실을 처음 알게 됐습니다. 치매가 걱정되기 시작한 건 비단 부모님 세대 이야기만이 아닙니다. 주변에서 비교적 젊은 나이에 뇌혈관 문제로 쓰러졌다는 소식을 들으면서, 저도 이게 남 일이 아니겠다 싶었거든요. 해마를 어떻게 쓰느냐가 곧 뇌 건강의 핵심이라는 걸, 이제야 제대로 들여다보게 됐습니다.원샷러닝, 인공지능이 아직 못 따라 하는 것뇌인지과학에서 해마를 설명할 때 빠지지 않는 개념이 바로 원샷러닝(one-shot learning)입니다. 여기서 원샷러닝이란, 단 한 번 경험한 일도 즉시 기억으로 저장하는 능력을 가리킵니다. 어제 저녁에 뭘 먹었는지 한 번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