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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풍 환자 99%가 모르는 습관 (과당, 알코올, 고단백)

회식 자리에서 삼겹살에 맥주 한 잔을 기울이다가 문득 발가락이 욱신거리는 것 같은 느낌이 든 적이 있습니다. 물론 착각이었지만, 술자리가 잦고 물을 잘 안 마시는 제 습관을 떠올리니 괜히 찜찜해졌습니다. 통풍은 혈중 요산이 쌓여 관절을 망가뜨리는 질환인데, 맥주만 조심하면 된다고 생각했다가 뜻밖의 습관에서 발작이 터진다는 이야기를 듣고 제대로 한번 짚어봤습니다.



과당이 맥주보다 위험할 수 있다

통풍을 이해하려면 먼저 요산이 어디서 오는지 알아야 합니다. 요산이란 퓨린(purine)이라는 물질이 체내에서 분해될 때 생기는 최종 대사산물로, 혈중 농도가 7mg/dL를 넘으면 관절 주변에 날카로운 결정으로 침착되기 시작합니다. 이 결정이 뾰족한 바늘 수십 개처럼 연골을 찌르는 것이 바로 통풍 발작의 정체입니다.

그런데 많은 분들이 맥주와 내장·멸치·고등어 같은 고퓨린 식품만 조심하면 된다고 생각합니다. 저도 처음엔 그렇게 알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제가 자료를 꼼꼼히 살펴봤더니 과당이 요산 생성을 촉진하는 경로가 따로 존재한다는 사실이 눈에 띄었습니다. 과당이란 과일이나 꿀에 들어 있는 단당류 중 하나로, 포도당보다 단맛이 훨씬 강해 가공식품에 액상과당 형태로 대량 첨가됩니다.

문제는 과당이 간에서 대사될 때 ATP(세포 에너지원)를 급격히 소모하고, 그 분해 과정에서 AMP라는 중간물질을 거쳐 요산으로 전환된다는 점입니다. 쉽게 말해 과당을 많이 먹을수록 퓨린 섭취와 무관하게 요산이 뚝뚝 늘어나는 구조입니다. 음료수, 아이스크림, 시리얼, 심지어 샐러드 드레싱에도 액상과당이 들어 있으니 "고기도 안 먹었는데 왜?"라는 상황이 생기는 것입니다.

다만 과당의 위험성이 주로 과잉 섭취 상황에서 도출된 연구 결과라는 점은 짚을 필요가 있습니다. 통째 과일을 먹을 때는 식이섬유와 함께 흡수돼 혈중 과당 농도가 훨씬 완만하게 오릅니다. 과일주스와 생과일을 동일시하는 것은 과도한 단순화라는 시각도 있는데, 저도 그 의견이 더 타당하다고 봅니다. 중요한 건 주스나 가공음료처럼 과당이 농축된 형태를 습관적으로 마시는 행위이죠. 과거에 제가 오렌지 주스를 물처럼 들이켰을 때 지방간 수치가 계속 높았던 기억이 있는데, 지금 돌아보면 과당 과부하가 꽤 큰 역할을 했을 것 같습니다.

  • 저퓨린 식품(자유 섭취 가능): 우유, 치즈, 달걀, 대부분의 채소, 과일, 두유, 커피, 차류
  • 중퓨린 식품(적당히): 닭가슴살·돼지고기·쇠고기 등 살코기, 연어, 땅콩, 두부, 버섯류, 현미·귀리
  • 고퓨린 식품(제한): 내장류·순대, 멸치·정어리·고등어 등 뼈째 먹는 생선, 새우·게, 맥주 효모(100g당 600mg 이상)

맥주 효모의 퓨린 함량이 600mg을 훌쩍 넘는다는 수치는 미국 류마티스학회(ACR)의 통풍 식이 권고안과도 맥락이 닿는 부분입니다. 흑맥주·에일처럼 효모가 살아있는 맥주는 라거보다 퓨린이 더 높고, 무알콜 맥주라도 효모가 남아 있으면 마찬가지로 위험합니다.

 

 

알코올이 요산 배출을 막는 방식

"맥주가 안 좋으면 소주는 괜찮지 않나?"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꽤 있습니다. 소주나 위스키, 보드카는 퓨린 함량이 거의 없는 것이 사실이고, 그렇게 보는 시각도 충분히 이해됩니다. 그런데 제가 자료를 더 살펴봤더니 문제는 퓨린이 아니라 알코올 분자 자체에 있었습니다.

알코올이 체내에서 대사될 때 요산의 신장 배설을 직접 억제합니다. 쉽게 말해 아무리 요산이 혈액 속에 쌓여도 신장이 걸러서 내보내는 경로를 알코올이 꽉 틀어막는 구조입니다. 거기다 알코올은 탈수를 유발합니다. 탈수란 체내 수분이 부족해져 혈액이 농축되는 상태로, 이 경우 신장이 요산을 여과하는 능력이 떨어져 혈중 농도가 더욱 가파르게 올라갑니다. 도수가 높을수록 이 두 가지 작용이 더 강하게 나타납니다.

회식 후 집에 돌아가 자다가 새벽에 발가락이 불처럼 달아올라 응급실을 찾는 사례가 흔한 이유가 바로 이것입니다. 술을 마신 뒤 수면 중에는 호흡과 땀으로 수분이 빠져나가면서 탈수가 가속되고, 그 순간 요산 농도가 임계점을 넘어버리는 것입니다. 저는 아직 그런 경험이 없지만, 술자리 다음 날 아침에 발가락이 뻑뻑한 느낌이 드는 것만으로도 이미 몸이 보내는 신호가 아닐까 싶어 요즘은 술을 마실 때 물을 의도적으로 번갈아 마시고 있습니다.

완전 금주가 이상적이지만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의견도 있는데, 그런 경우라면 최소한 음주량을 줄이고 술과 물을 교대로 마셔 탈수를 막으면서 요산 수치를 모니터링하는 것이 현실적인 차선책이라고 봅니다. 미국 국립당뇨·소화·신장질환연구소(NIDDK)에서도 통풍 관리에서 수분 섭취를 중요한 항목으로 강조하고 있습니다.

 

 

고단백 식단과 탄수화물 폭식의 함정

운동을 열심히 하는 젊은 남성이 통풍 진단을 받는 경우가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솔직히 좀 의아하게 생각했습니다. 비만하고 술을 좋아하는 중년 남성의 병이라는 이미지가 강했으니까요. 그런데 보디 프로필을 준비하면서 하루 300~500g 이상의 닭가슴살을 수개월째 섭취한 사람들에게서 통풍이 나타나는 사례가 적지 않습니다.

닭가슴살은 중퓨린 식품이라 하루 100~150g 정도는 문제가 없습니다. 그런데 단백질 대사산물이 급격히 늘어나면 사구체 여과율(GFR), 쉽게 말해 신장이 노폐물을 걸러내는 능력이 과부하를 받게 됩니다. 그러면 요산 배출 경로가 좁아지면서 혈중 요산이 올라가는 구조입니다. 모든 사람에게 같은 양이 통풍을 유발한다고 단정하기보다는 총단백질 섭취량, 신장 기능, 하루 수분 섭취를 함께 따져봐야 한다는 시각이 더 정확합니다. 제 경우엔 닭가슴살을 많이 먹을 때 의도적으로 물을 2L 이상 마시려고 노력하는 편입니다.

한편 고기와 술을 전혀 안 먹는데도 통풍이 반복된다면 탄수화물 과잉 섭취를 의심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먹을 수 있는 게 줄어든 통풍 환자들이 대신 밥·면·떡·빵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것이 지방간과 복부비만으로 이어집니다. 지방 조직에서는 염증성 사이토카인(cytokine), 즉 세포 간 신호 전달 단백질이 지속적으로 분비되는데, 이 만성 염증 상태가 통풍 발작의 빈도를 높입니다. 급성기가 아닌 상태라면 고기와 생선을 무조건 피하기보다 탄수화물을 줄이고 전체 칼로리를 조절하는 쪽이 장기적으로 더 효과적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통풍인데 과일은 먹어도 되나요?

A. 과일 자체는 식이섬유와 함께 과당이 흡수되기 때문에 주스와 동일하게 볼 수는 없습니다. 과일주스처럼 과당이 농축된 형태를 습관적으로 마시는 것은 요산 생성을 촉진할 수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하고, 통째 과일은 적당량이라면 큰 문제가 없다는 시각이 더 타당합니다.

 

Q. 무알콜 맥주는 통풍 환자가 마셔도 괜찮나요?

A. 알코올이 없어도 맥주 효모가 살아있다면 퓨린 함량이 그대로 높습니다. 맥주 효모는 100g당 600mg 이상으로 고퓨린 식품 중에서도 압도적인 수준이므로, 무알콜 여부보다 효모 포함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Q. 혈중 요산이 얼마나 되면 위험한가요?

A. 일반적으로 혈중 요산이 7mg/dL를 초과하면 관절에 요산 결정이 침착될 위험이 높아집니다. 다만 수치가 높다고 모두 발작이 오는 것은 아니므로, 정확한 진단과 관리 계획은 의사와 상의하는 것이 맞습니다.

 

Q. 통풍 환자는 두부를 먹으면 안 되나요?

A. 두부는 중퓨린 식품에 속해서 소량씩 먹는 것은 큰 문제가 없다는 시각이 많습니다. 한꺼번에 대량으로 섭취하는 것은 삼가되, 균형 잡힌 식사의 일부로 적당히 포함시키는 것은 허용 범위 안입니다.

 

 

통풍은 맥주와 고퓨린 음식만 조심하면 된다는 단순한 공식이 통하지 않는 질환입니다. 액상과당이 든 음료수, 도수 높은 증류주, 닭가슴살 과다 섭취, 탄수화물 폭식까지 요산 수치를 끌어올리는 경로가 생각보다 훨씬 다양합니다. 제가 직접 짚어보면서 느낀 것은, 특정 음식을 금지하는 것보다 전체적인 식습관과 수분 섭취 패턴을 점검하는 것이 훨씬 더 현실적인 접근이라는 사실입니다.

아직 증상이 없더라도 술자리가 잦고 물을 잘 안 마신다면, 지금부터 물 한 컵을 더 챙기고 가공음료를 줄이는 것부터 시작해볼 만합니다. 한 번 만성화되면 관절 손상과 신장 기능 저하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증상이 오기 전에 습관을 바꾸는 것이 가장 싼 치료입니다.

 

참고: https://www.youtube.com/watch?v=wS_RBAjYiV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