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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까운 지인이 골다공증 진단을 받고 나서, 저는 처음으로 이 병이 얼마나 일상을 조여드는지 가까이서 봤습니다. 부러진 곳은 아직 없는데, 가벼운 계단도 난간을 꼭 잡고 오르고, 미끄러운 바닥은 아예 피해 돌아갑니다. 골다공증 환자가 2024년 기준 132만 명, 6년 새 34만 명 넘게 늘었다는 수치를 보고 나서, 남의 일이라는 생각이 완전히 사라졌습니다.



증상 없이 진행되는 병, 골밀도 수치로만 잡힌다

뼈가 약해지면 왠지 뭔가 욱신거리거나 몸이 뻐근하거나, 신호라도 줄 것 같잖습니까. 그런데 골다공증은 통증도 없고, 피로감도 없고, 아무 증상이 없습니다. 본인이 아프다고 느끼는 무릎 통증이나 허리 통증은 골다공증이 원인이 아닌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이 병을 발견하는 경로는 두 가지뿐입니다. 건강검진에서 골밀도 검사를 받거나, 아니면 넘어져서 뼈가 부러진 다음입니다.

골밀도 검사 결과는 T스코어(T-score)라는 수치로 표시됩니다. T스코어란 젊고 건강한 성인의 평균 골밀도를 기준으로 현재 본인의 뼈 상태가 얼마나 차이 나는지를 나타내는 표준편차 값입니다. -1.0 이상이면 정상, -1.0에서 -2.5 사이는 골감소증(骨減少症), -2.5 이하로 내려가면 골다공증으로 진단합니다. 검사지를 보면 빨간색·노란색·초록색으로 구분해 직관적으로 표시돼 있어서, 색깔만 봐도 본인 상태를 파악하는 데 어렵지 않습니다.

제가 이 수치를 처음 접했을 때 -2.5가 그렇게 무서운 숫자라는 걸 몰랐습니다. 그런데 실제로 -4점대 후반까지 내려가는 경우도 있고, 그 상태에서는 일상적인 충격에도 골절이 생길 수 있다는 설명을 듣고 나서야 이 수치의 무게를 실감했습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출처: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24년 골다공증 환자 132만 명 가운데 90% 이상이 여성이며, 50세 이상에서 압도적으로 많습니다. 폐경 이후 에스트로겐이 급감하면서 뼈를 보호하는 기능이 떨어지기 때문입니다.

 

골절 한 번이 삶을 바꾼다, 고관절 골절의 진짜 위험

지인을 보면서 가장 마음에 걸렸던 부분이 바로 이겁니다. 아직 부러진 데가 없다는 게 그나마 다행이라는 표현을 쓰는데, 그 말에 얼마나 큰 조심스러움이 담겨 있는지 옆에서 느꼈습니다. 젊을 때의 골절은 깁스나 수술로 수습이 됩니다. 불편하고 시간이 걸리지만, 회복이 됩니다. 그런데 65세 이상에서 고관절 골절이 발생하면 이야기가 완전히 달라집니다.

고관절 골절(Hip Fracture)이란 허벅지 뼈 위쪽, 즉 골반과 연결되는 부위가 부러지는 골절을 말합니다. 이 골절이 무서운 이유는 뼈 자체 때문이 아닙니다. 골절 이후 스스로 움직이지 못하게 되면서 연쇄적으로 합병증이 따라오기 때문입니다. 누워만 있으면 폐 기능이 떨어져 폐렴에 걸리기 쉽고, 같은 자세를 오래 유지하면 피부조직이 괴사하는 욕창이 생깁니다. 욕창은 세균이 혈류를 타고 전신에 퍼지는 패혈증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다리를 움직이지 못하면 정맥 안에서 피가 굳는 정맥 혈전증(DVT, Deep Vein Thrombosis)이 생기고, 이 혈전이 폐혈관을 막으면 폐색전증으로 악화됩니다. 고관절 골절 후 1년 이내 사망률이 15~20%에 달한다는 수치는 이 모든 합병증을 합산한 결과입니다.

또 골절을 수술로 고쳤다 하더라도 수술 전 수준의 보행 기능을 되찾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삶의 질이 돌이킬 수 없을 만큼 낮아질 수 있다는 것, 이게 제가 골다공증을 단순히 뼈가 약해지는 노화 현상으로 보지 않게 된 이유입니다. 골다공증 환자에게 잘 생기는 골절 유형은 아래와 같습니다.

  • 고관절 골절: 1년 내 사망률 15~20%, 가장 치명적
  • 척추 압박 골절: 허리가 갑자기 구부러지거나 키가 줄어드는 원인
  • 요골 골절: 넘어질 때 손을 짚으면서 손목 부위 뼈가 부러지는 경우
  • 늑골 골절: 심하지 않은 충격에도 갈비뼈가 부러지는 경우
 

칼슘·비타민 D 그리고 근력 운동, 숫자로 보는 영양 관리

지인이 약을 챙기면서 칼슘이랑 비타민 D를 같이 먹어야 한다는 말을 하길래, 처음엔 그냥 건강보조제 수준으로 들었습니다. 그런데 제가 직접 찾아보니 이게 골다공증 치료의 핵심 재료 공급 역할을 한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치료제를 맞아도 뼈를 만들 재료가 없으면 효과가 반감된다는 논리는 생각해보면 당연합니다.

비타민 D의 하루 권장 섭취량은 800~1,000IU입니다. 비타민 D는 음식이나 햇빛을 통해서 체내에서 활성화됩니다. 그런데 고등어 한 마리 반, 연어 스테이크 한 덩이 반 정도를 매일 먹어야 이 권장량을 채울 수 있습니다. 제가 직접 따져보니 현실적으로 음식만으로 채우기는 거의 불가능하다는 결론이 나왔고, 그 뒤로 비타민 D 보충제를 꾸준히 챙기기 시작했습니다. 칼슘은 하루 1,200mg을 넘기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과잉 섭취 시 혈관 내 석회화, 즉 동맥경화가 촉진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국립보건연구원 연구 결과(출처: 국립보건연구원)에서도 고용량 칼슘 보충제의 심혈관 위험성이 지적된 바 있어, 영양제라도 적정 용량을 지키는 게 중요합니다.

근력 운동이 왜 필요한지 처음에는 이해가 잘 안 됐습니다. 근육을 키우는 건데 뼈랑 무슨 관계냐는 생각이었는데, 설명을 듣고 나니 이해가 됐습니다. 뼈가 좋아지는 데는 시간이 걸립니다. 그 사이에 낙상이 발생하더라도 주변 근육이 충분히 발달해 있으면 골절까지 이어지는 충격을 줄일 수 있습니다. 또 체중 부하 운동 자체가 뼈에 자극을 주어 골밀도 유지에 도움이 됩니다. 오래 누워 있으면 뼈가 약해지는 '사용하지 않아서 생기는 골다공증'이라는 개념이 있을 정도입니다. 제가 요즘 가벼운 스쿼트와 한 발 서기를 틈틈이 하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걷기보다는 계단 오르내리기가 하체 근력에 더 효과적이고, 수영은 유산소 효과는 있지만 체중 부하가 없어 골다공증 환자에게는 근력 운동을 반드시 병행해야 합니다.

 

요약하면 칼슘 하루 1,200mg 이내, 비타민 D 800~1,000IU를 보충하고, 체중 부하 근력 운동을 병행해야 골밀도 개선 효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약물 치료의 종류와 부작용, 주기 놓치면 리바운드 온다

지인이 약 챙기는 것도 일상이 됐다고 하소연할 때, 처음엔 뭐 그렇게까지 힘드냐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골다공증 먹는 약은 공복에 맹물로 먹고, 먹은 뒤 한 시간은 앉거나 서 있어야 하며, 누우면 식도 역류가 생길 수 있습니다. 고혈압·당뇨·고지혈증 약까지 함께 먹는 고령 환자라면 약 개수만 해도 부담이 상당합니다. 그래서 주사제를 선택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주사제는 크게 두 가지로 나뉩니다. 비스포스포네이트(Bisphosphonate) 계열 주사는 3개월에 한 번 맞습니다. 비스포스포네이트란 뼈를 파괴하는 세포의 활동을 억제해 골밀도 감소 속도를 늦추는 약물입니다. 처음 맞을 때 몸살 기운과 근육통이 심하게 나타나는 경우가 있는데, 두 번째부터는 대부분 완화됩니다. 데노수맙(Denosumab)은 6개월마다 피하주사로 맞습니다. 데노수맙이란 뼈 파괴 세포의 생성 자체를 억제하는 기전의 약물로, 상품명 프롤리아(Prolia)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이 주사를 맞으면 혈중 칼슘이 일시적으로 급격히 떨어지는 저칼슘혈증이 생길 수 있어, 손발 저림이나 근육 경련 같은 증상이 나타납니다. 그래서 칼슘제와 비타민 D를 반드시 병행 복용해야 합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투약 주기입니다. 6개월 주사를 8~9개월 만에 맞으면, 그 공백 기간 동안 뼈가 오히려 더 빠르게 약해지는 리바운드 현상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또 치료 목표인 T스코어 -2.0 이상에 도달해서 골다공증 진단에서 벗어났더라도, 바로 치료를 끊지 않고 유지 치료 기간을 거치도록 권고됩니다. 드물지만 주의해야 할 부작용도 있습니다. 임플란트 같은 구강 뼈 수술 전후에 턱뼈 괴사(ONJ, Osteonecrosis of the Jaw)가 발생할 수 있고, 장기 치료 환자에서는 비전형적 대퇴골 골절이 보고됩니다. 비전형적 대퇴골 골절이란 약물로 뼈가 지나치게 단단해지면서 허벅지 뼈에 미세 균열이 생기는 드문 합병증입니다. 발생 빈도는 낮지만, 임플란트 치료 계획이 있다면 담당 의사와 반드시 상의해 휴지기를 정해야 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골다공증 진단받았는데 무릎·허리가 아픈 것도 골다공증 때문인가요?

A. 골다공증 자체는 관절통을 일으키지 않습니다. 무릎이나 허리 통증은 퇴행성 관절염이나 디스크 같은 별도 원인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골다공증은 통증 없이 진행되다가 골절이 생겼을 때 처음으로 통증이 나타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Q. T스코어가 -2.5보다 낮게 나왔는데 치료하면 실제로 수치가 올라가나요?

A. 올라갑니다. 다만 칼슘·비타민 D 공급이 충분히 이뤄지고 투약 주기를 정확히 지켜야 한다는 조건이 붙습니다. 치료 목표는 T스코어 -2.0 이상으로, 이 수준에 도달하면 일상적인 낙상 정도의 충격에서 골절을 예방하기에 충분한 수준으로 봅니다.

 

Q. 골다공증 주사 맞고 있는데 임플란트 해도 되나요?

A. 반드시 담당 의사와 상의한 후 결정해야 합니다. 비스포스포네이트나 데노수맙 계열 치료 중에는 발치나 임플란트 시술 후 턱뼈 괴사(ONJ)가 드물게 보고됩니다. 빈도는 1% 미만이지만 치명적일 수 있어, 시술 전 골다공증 치료를 일정 기간 중단하는 휴지기를 협의해야 합니다.

 

Q. 수영을 꾸준히 하면 골다공증 예방에 도움이 되지 않나요?

A. 수영은 관절 부담이 적고 심폐 기능 향상에는 좋지만, 체중 부하가 없어 골밀도 자극 효과는 제한적입니다. 골다공증 예방 및 관리를 위해서는 스쿼트·계단 오르내리기처럼 체중을 실어 뼈에 자극을 주는 근력 운동을 함께 병행하는 것이 권장됩니다.

 

지인을 통해 이 병을 가까이서 지켜보지 않았다면 저도 골다공증을 노화의 자연스러운 부분쯤으로 흘려 넘겼을 겁니다. 그런데 아프지 않다는 이유로 방치하다가 고관절 골절 한 번에 삶의 궤도가 완전히 바뀔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나서는,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것부터 시작하는 게 맞다고 판단했습니다.


비타민 D 보충제를 매일 챙기고, 계단을 엘리베이터 대신 쓰고, 스쿼트와 한 발 서기를 틈틈이 넣는 것이 예방에 큰 도움이 된다고 합니다. 아직 골밀도 검사를 받아보지 않은 분이라면, 특히 50대 이상이라면 한 번쯤 검사를 받아보시길 권합니다. 뼈는 부러지기 전까지 아무 말도 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참고: https://www.youtube.com/watch?v=lsSg-ZamUX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