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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리가 저리고 걸을 때마다 아프면 대부분 허리 디스크나 척추 문제라고 짐작합니다. 저도 처음엔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알고 보면 복부를 지나 다리로 내려가는 굵은 혈관, 즉 복부 대동맥이 막혀서 생기는 증상일 수 있습니다. 더 무서운 건 혈관이 반대로 풍선처럼 부풀어 오른 대동맥류의 경우, 터지기 전까지 아무 신호도 없다는 사실입니다. 고혈압약과 고지혈증약을 먹는 처지라 이 얘기를 접했을 때 남의 일처럼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다리 통증, 척추 문제라고 단정하기 전에 확인해야 할 것
허리가 안 좋아서 정형외과를 다닌다는 분들이 주변에 꽤 많습니다. 그런데 치료를 받아도 차도가 없고, 걸을 때마다 같은 자리가 아프다면 한 번쯤 혈관 쪽을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관련 사례를 살펴보면서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이 바로 이 지점이었습니다.
혈관 전문의들이 공통적으로 짚는 감별 포인트가 있습니다. 복부 대동맥 폐쇄로 인한 통증은 보행 시 일정한 거리마다 반복되고, 잠깐 쉬면 금세 사라집니다. 이를 간헐적 파행 이라고 합니다. 여기서 간헐적 파행이란 다리 혈류가 부족해 근육에 산소가 모자라는 순간 통증이 발생하고, 멈추면 혈류가 회복되면서 통증도 사라지는 현상입니다. 반면 척추 질환에서 오는 통증은 어느 날은 멀쩡하다가, 특정 자세를 취하거나 옆으로 눕기만 해도 증상이 나타나는 등 패턴이 불규칙합니다.
실제로 복부 대동맥 폐쇄 환자의 경우 발목-상완 혈압지수(ABI)를 측정하면 정상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치가 나오기도 합니다. 여기서 ABI란 발목에서 잰 혈압을 팔에서 잰 혈압으로 나눈 값으로, 1.0 전후가 정상이고 0.4 수준이면 혈류가 심각하게 차단된 상태임을 의미합니다. 치료 후 이 수치가 110~120%대로 회복된 사례를 보면서, 조기에 올바른 진단을 받는 것이 얼마나 결정적인지 다시 한번 실감했습니다.
복부 대동맥 인조 혈관 치환술은 말 그대로 막힌 혈관을 잘라내고 인조 혈관으로 교체하는 큰 수술입니다. 쉽게 말해 고장 난 파이프를 새것으로 바꾸는 셈인데, 대동맥을 완전히 차단한 상태에서 진행하기 때문에 심장에 상당한 부담이 걸립니다. 신장 동맥 위쪽을 막을 경우 허혈 시간이 한 시간을 넘기면 신장 기능이 영구적으로 손상될 수 있어, 차단 위치를 단계적으로 옮겨가며 신장에 혈액이 끊기는 시간을 최소화하는 전략이 필수입니다.
- 혈관성 파행: 걸을 때만, 항상 같은 거리에서 통증 발생 → 쉬면 소실
- 척추성 통증: 자세·동작에 따라 불규칙하게 발생, 패턴이 일정하지 않음
- ABI 0.9 미만이면 말초동맥 질환 의심, 0.4 이하는 중증 단계
- 신장 허혈 시간 60분 초과 시 영구적 신장 손상 가능성
파열 위험과 스텐트 시술, 어디까지 알고 계십니까
복부 대동맥류라는 단어를 처음 접했을 때 저는 솔직히 얼마나 위험한 병인지 실감하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수치를 들여다보니 생각이 바뀌었습니다. 복부 대동맥류란 복부 대동맥 벽이 약해지면서 혈관이 비정상적으로 팽창된 상태를 말합니다. 정상 복부 대동맥의 지름은 평균 2cm 내외인데, 6cm를 넘으면 1년 이내 파열 가능성이 약 15%, 8cm에 이르면 50%까지 치솟습니다. 절반이 1년 안에 터질 수 있다는 뜻입니다.
더 무서운 건 90% 가까이가 아무 증상 없이 다른 이유로 CT나 초음파를 찍다가 우연히 발견된다는 점입니다. 반대로 말하면 배가 뻐근하거나 박동성 덩어리가 만져지는 느낌이 든다면, 그건 이미 파열이 임박했다는 경고 신호일 수 있습니다. 증상이 있다는 게 오히려 위험하다는 역설이 처음엔 이해가 안 됐는데, 혈관이 그만큼 커져서 주변 조직을 압박하는 단계라고 생각하니 납득이 됐습니다.
치료 선택지에 대해서도 "스텐트 시술이 더 좋다"는 쪽과 "케이스에 따라 개복 수술이 맞다"는 쪽, 두 시각이 모두 존재합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어느 한쪽이 절대적으로 우월하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봅니다. 혈관 내 스텐트 그라프트 삽입술은 대퇴부에 작은 구멍을 뚫어 인조 혈관이 붙은 스텐트를 대동맥까지 밀어 올려 고정하는 방식입니다. 개복 없이 진행하니 감염 합병증 위험이 낮고 회복이 빠른 반면, 시술 후에도 내누출—인조 혈관 밖으로 혈액이 새어 나가는 현상—이 발생하면 추가 처치가 필요합니다. 국내 치료 현황을 보면 약 80%가 EVAR로 처리될 만큼 주류가 된 방식이지만, 해부학적 구조가 복잡하거나 혈관이 심하게 꺾인 경우엔 개복 수술이 더 적합할 수 있습니다.
술과 담배가 위험 요인으로 자주 언급되는 건 맞지만, 사실 고혈압·고지혈증·동맥경화·가족력도 못지않게 중요한 요인입니다. 제 경우엔 혈압약과 고지혈증약을 먹고 있어서, 이 부분을 읽을 때 솔직히 긴장이 됐습니다. 스스로 배를 눌러 확인하려는 분들도 계신데, 이미 커진 대동맥류는 압력에 취약하기 때문에 복부 초음파나 CT를 통한 정식 검진을 받는 편이 훨씬 안전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다리가 저린데 혈관 문제인지 척추 문제인지 어떻게 구별하나요?
A. 걸을 때마다 일정한 거리에서 반복적으로 아프고, 멈추면 금세 사라진다면 혈관성 파행을 의심해볼 수 있습니다. 척추 질환은 자세나 동작에 따라 증상이 불규칙하게 나타나는 경향이 있습니다. 다만 두 질환이 동시에 존재하는 경우도 있어 전문 의료진의 정확한 감별 진단이 필요합니다.
Q. 복부 대동맥류는 크기가 어느 정도 될 때 수술해야 하나요?
A. 일반적으로 5.5cm 이상이 되면 치료를 적극 고려한다는 가이드라인이 많이 인용됩니다. 그런데 크기만으로 단정하기는 어렵고, 1년에 1cm 이상 빠르게 커지거나 증상이 나타나거나 해부학적 조건이 복잡한 경우엔 더 작은 크기에서도 개입을 결정할 수 있습니다. 최종 판단은 크기·성장 속도·전신 상태를 종합해 이루어집니다.
Q. 스텐트 시술 후에도 계속 병원에 다녀야 하나요?
A. 그렇습니다. EVAR 시술 후에는 내누출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정기적인 CT 추적 검사가 필수입니다. 내누출이란 인조 혈관 외부로 혈액이 새어 대동맥류 내압이 다시 올라가는 현상으로, 방치하면 파열 위험이 재발할 수 있습니다. 개복 수술에 비해 초기 부담은 낮지만 장기 추적 관리가 더 중요하다고 보는 시각도 있습니다.
Q. 고혈압이나 고지혈증이 있으면 복부 대동맥류 위험이 높아지나요?
A. 흡연이 가장 강력한 위험 요인으로 꼽히지만, 고혈압·고지혈증·동맥경화·남성·60세 이상·가족력도 발병 위험을 높이는 요인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복합 위험 요인을 가진 분이라면 증상이 없더라도 복부 초음파 검진을 주기적으로 받는 것이 현명하다고 생각합니다.
이 주제를 파고들면서 제가 가장 크게 느낀 건, 조용한 병일수록 평소 관심이 전부라는 점입니다. 걸을 때마다 반복되는 다리 통증을 단순히 나이 탓이나 허리 탓으로 넘기지 않는 것, 복부에서 박동하는 느낌이 든다면 스스로 만져보는 대신 전문 검진을 받는 것. 이 두 가지만 기억해도 복부 대동맥 질환의 조기 발견 가능성이 훨씬 높아집니다.
저는 요즘 혈압약을 거르지 않고, 짠 음식을 줄이고, 하루 걷는 시간을 조금씩 늘리는 중입니다. 거창한 변화는 아니지만, 가장 굵은 혈관 하나를 지키기 위한 작은 루틴이라고 생각합니다. 대동맥류는 파열 전 발견하면 생존율이 90% 이상이지만, 터진 뒤엔 10% 수준으로 떨어집니다. 숫자가 모든 걸 말해준다고 생각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