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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출혈 사망률은 약 40%입니다. 뇌경색 사망률이 약 5%라는 걸 생각하면 무려 8배 차이입니다. 저는 혈압약을 먹고 있는 처지라 이 숫자를 처음 접했을 때 솔직히 등골이 서늘했습니다. 뇌졸중은 어느 날 갑자기 오는 병처럼 느껴지지만, 알고 보면 수년에 걸쳐 조용히 쌓여 온 결과라고 합니다. 그 빌드업을 미리 알 수 있다면 막을 수 있다는 이야기인, 지금부터 풀어 보겠습니다.
뇌출혈 사망률이 뇌경색의 8배인 이유
뇌경색과 뇌출혈, 둘 다 뇌혈관 문제인데 왜 이렇게 사망률 차이가 날까요? 제가 처음에 가졌던 의문이기도 합니다.
핵심은 뇌가 물과 비중이 거의 같다는 데 있습니다. 근육은 돌덩어리처럼 단단해서 혈관을 사방에서 지지해 주는 반면, 뇌는 그런 지지 구조가 없습니다. 혈관이 버텨야 할 압력을 고스란히 혈관벽이 혼자 감당합니다. 작은 혈관 하나가 터져도 출혈이 뇌 조직과 압력 평형을 이룰 때까지 멈추지 않아 큰 혈종(혈액이 고여 굳은 덩어리)이 됩니다.
출혈이 생기면 헤모글로빈이 문제를 일으킵니다. 여기서 헤모글로빈이란 적혈구 안에 있는 산소 운반 단백질인데, 혈관 밖으로 나오면 신경독성을 띱니다. 거기에 더해 혈전(피가 굳어 만들어진 덩어리)을 만드는 과정에서 분비되는 트롬빈이라는 혈장 단백질도 독성을 가집니다. 백혈구가 이 물질들을 외부 침입자로 오인해 공격하면서 염증 반응이 과잉으로 번지고, 이차 손상이 눈덩이처럼 커집니다.
복강 출혈은 열고 씻어내면 되지만 뇌는 씻어낼 수가 없습니다. 뇌를 열고 혈액을 닦으려는 순간 뇌 조직 자체가 망가집니다. 치료 선택지가 극도로 제한된다는 점이 뇌출혈을 더 치명적으로 만드는 이유입니다. 출처: American Stroke Association
40대 넘었다면 동맥류 모르고 사는 게 더 위험하다
뇌출혈 중에서도 지주막하 출혈은 사망률이 40~50%에 달하고, 40~50대에 급사를 유발하는 가장 무서운 유형입니다. 그 원인의 85%가 동맥류(뇌혈관 벽이 풍선처럼 부풀어 오른 상태) 파열입니다. 여기서 동맥류란 혈관 벽이 압력을 이기지 못해 한쪽으로 부풀어 오른 것을 말하는데, 크기가 몇 센티미터가 될 때까지 본인은 전혀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저도 이 부분을 알고 나서 너무 놀랐습니다. 이렇게 위험한 게 증상도 없이 숨어 있을 수 있다니 말이죠. 그런데 반대로 생각하면, 이건 발견만 하면 막을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현재 기술로는 MRA(뇌혈관만 촬영하는 자기공명혈관조영술) 검사로 아주 작은 단계부터 동맥류를 잡아낼 수 있습니다. MRA란 MRI와 비슷해 보이지만 뇌 조직이 아닌 혈관 구조만 집중적으로 찍는 검사입니다. 터질 위험이 있는 크기로 발견되면 혈관 조영술을 통해 코일을 동맥류 안에 넣어 막는 코일 색전술로 평생 파열 위험을 차단할 수 있습니다.
검사 비용도 따져봐야 합니다. 제가 주변을 알아봤을 때 놀란 건, 대학병원보다 인근 건강검진 센터나 MRI 전문 센터가 훨씬 저렴한 경우가 많다는 것입니다. 장비 성능은 테슬라(Tesla, 자기장 세기를 나타내는 단위) 수치로 확인하면 됩니다. 3테슬라가 최고 해상도이고, 1.5테슬라 이상이면 충분히 우수한 수준입니다.
- MRA 검사: 뇌혈관 구조만 촬영, 동맥류 조기 발견 가능
- 3테슬라 MRI: 최고 해상도, 저렴한 센터에서 찍어도 충분
- 1.5테슬라 이상: 일반 건강검진용으로 적합한 수준
- 코일 색전술: 파열 위험이 큰 동맥류를 사전에 막는 시술
- 적용 대상: 크기·위치·모양에 따라 전문의 판단 필요
다만 MRA를 40대 이후 모두에게 일괄 권하는 시각도 있는데, 저는 가족력이 있거나 고혈압·흡연 같은 위험 요인을 가진 분이라면 우선순위가 더 높다고 봅니다. 코일 색전술 역시 모든 동맥류에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크기와 위치, 모양에 따라 시술 여부를 결정합니다.
경동맥 초음파 하나로 온몸 혈관 상태를 읽는 법
동맥경화는 어떻게 생기는 걸까요? 제 경우를 돌아보면 답이 보입니다. 고혈압이 혈관벽에 물리적인 상처를 냅니다. 거기에 콜레스테롤이 쌓이면서 대식세포가 이를 잡아먹는 만성 염증이 반복됩니다. 이 과정이 5~10년에 걸쳐 쌓인 게 죽상경화증입니다. 죽상경화증이란 혈관 안쪽 벽에 콜레스테롤 덩어리가 쌓여 점점 두꺼워지고 딱딱해지는 상태를 말합니다.
무섭게 느껴지는 건, 20년간 아무 증상이 없다가 혈압에 의해 혈관 안쪽이 터지는 순간 30분 만에 혈관이 막혀 뇌경색이 된다는 점입니다. 그러니까 증상이 없다는 게 안심의 이유가 될 수 없습니다.
가장 간단하게 확인하는 방법이 경동맥 초음파입니다. 경동맥 초음파란 목에 있는 큰 혈관인 경동맥의 두께와 플라크(죽상경화증으로 쌓인 덩어리)를 초음파로 확인하는 검사로, 방사선 피폭 없이 전신 동맥경화 정도를 추정하는 지표가 됩니다. 경동맥이 깨끗하면 온몸 혈관 상태도 양호할 가능성이 높고, 경동맥에 이미 변화가 있으면 몸 전체가 위험 신호라는 뜻입니다.
저는 혈압약을 먹으면서도 막연히 관리가 되고 있겠지 싶었는데, 이 단계 개념을 알고 나서 생각이 바뀌었습니다. 위험 요인만 있는 1단계, 동맥경화가 진행된 2단계, 실제 사건이 발생한 3단계. 2단계에서 멈추면 평생 뇌졸중 없이 살 가능성이 높아지지만, 3단계로 넘어가면 이야기가 완전히 달라집니다. "2단계에서 멈추면 된다"는 표현이 개인마다 다를 수 있고 지속적인 관리가 전제돼야 한다는 점에서, 저는 이걸 확률이 아니라 평생 할 일로 받아들이기로 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뇌출혈과 뇌경색 중 어떤 게 더 위험한가요?
A. 사망률만 놓고 보면 뇌출혈이 훨씬 위험합니다. 뇌경색 사망률이 약 5%인 반면, 뇌출혈은 약 40%에 달합니다. 뇌가 물처럼 무른 구조라 작은 출혈도 큰 혈종으로 번지고, 뇌 안을 씻어낼 수 없어 치료 자체가 매우 제한적이기 때문입니다.
Q. MRA 검사는 어디서 찍어야 저렴하게 받을 수 있나요?
A. 반드시 대학병원에 가야 할 필요는 없습니다. 오히려 3차 병원의 비급여 MRI 비용이 더 비싼 경우가 많습니다. 주변 건강검진 센터나 MRI 전문 센터에서 장비 테슬라 수치를 먼저 확인하고, 1.5테슬라 이상이면 충분히 정밀한 검사를 받을 수 있습니다.
Q. 경동맥 초음파는 왜 찍나요? 경동맥이 막힐까봐 찍는 건가요?
A. 경동맥 초음파는 경동맥 자체만을 보려는 것이 아닙니다. 경동맥 상태가 온몸 동맥경화의 정도를 추정하는 지표로 활용됩니다. 경동맥에 죽상경화증이 있다면 뇌혈관이나 심장 혈관도 비슷한 상태일 가능성이 높다고 보기 때문에, 전신 혈관 건강을 간편하게 파악하는 목적으로 사용합니다.
Q. 콜레스테롤이 높으면 무조건 뇌졸중으로 이어지나요?
A. 콜레스테롤 수치 자체보다는 혈관벽에 상처가 난 상태에서 콜레스테롤이 쌓이는 게 문제입니다. 고혈압이나 흡연으로 혈관벽이 상처를 입고, 거기에 콜레스테롤이 박히면서 만성 염증이 반복되는 구조입니다. 콜레스테롤과 혈압, 혈당을 함께 관리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결론
뇌졸중은 어느 날 갑자기 오는 병이 아닙니다. 수년에 걸친 빌드업이 있고, 그 중간에 발견하면 막을 수 있습니다. 저는 혈압약을 먹으면서도 이 단계 구조를 몰랐는데, 이제는 내가 지금 어느 단계에 있는지 아는 것 자체가 중요하다는 걸 실감합니다.
당장 할 수 있는 일은 어렵지 않습니다. 집에서 혈압을 직접 재는 습관, 1년에 한 번 콜레스테롤과 혈당 확인, 40대 이후라면 경동맥 초음파나 MRA 한 번 검토해 보는 것. 제 경험상 이걸 미루다 보면 계속 미루게 됩니다. 뇌졸중이 멸종 가능한 병이라는 말이 과장처럼 들렸지만, 단계를 알고 관리하면 충분히 가능한 이야기라는 생각이 지금은 듭니다.
